"일 잘하는 엔지니어의 생각 기법" 책의 "관찰" 장에 관한 나의 에피소드.
고대의 이야기다. 요즘 실정과는 다를 수가 있다.
로직 어낼라이저라는 장비가 있다. 비싸고 크고 무겁다.
회로의 각 TP(테스트 하라고 뽑아둔 포인트)나 그 마저도 없다면 회로팀의 도움을 받거나 직접 땜으로 와이어를 날려서 장비에 연결한다. 요즘은 고클럭 기반이라 어설픈 땜으로는 시작 조차 불가능하다. 고가의 프루브를 회로팀의 지원을 받아 셋팅해야 한다.
이 장비는 대수가 여유있는 장비가 아니므로 누군가 쓰고 있다면 예약을 하든 술을 맥이든 시간 슬랏을 할당 받아야 하고, 프루브 셋팅이 난해하다면 회로팀에 술을 맥이든 줘패든 싹싹 빌든 부탁을 해야 한다.
개인용 장비로는 TRACE32 같은 JTAG/ICE 장비가 있다. 작지만 비싸다. 그럼에도 효용 가치가 커서 S전자에서는 개인별로 지급하는 부서도 있다. 그 정도에 이르면 분석 파트도 따로 있고, 분석 파트가 따로 있다면 공용 스크립트에 의한 공용 포맷의 덤프 등을 추출하는 등의 일을 해야 한다. 이미 공용 테스트 인터페이스가 있는 개발 보드에서 작업하는 경우가 많아서 프루프 셋팅은 어렵지 않으나 초기 스크립트도 그렇고 간만에 하려고 보니까 기억이 안나고 아무튼 ....?
번거롭다는 것이다. 귀찮다. 하... 또 언제 셋팅한담.. 사용법도 기억이 가물가물..
그리하여 신진철은 여기저기 디버그 메시지만 하염없이 넣는 것이었던 것이었다. 여기를 조지면 이제 문제를 찾을것이야!!
.... 는 꿈에도 일어나지 않았다.
장비를 셋팅하자마자 오류가 펑 하고 나타나 말한다.
"지갑을 어디서 잃어버렸는지도 모르면서 가로등 밑만 뒤지면 지갑이 찾아지냐.."
이 이야기의 얼개는 소개한 책에도 두 어번 더 등장한다.
관찰은 도메인과, 스코프가 일치해야 한다. 도메인은 회로가 아니라 고객 인터뷰 일 수도 있고, 상사의 취향일 수도 있다. 도메인과 스코프는 때로 정치적으로도 정할 수 있고 우선 순위에 따라서도 정할 수 있다. 뱃살이 뒤룩뒤룩인데 손목살을 빼서 뭐할것이냐의 문제일 수도 있고, 출시 후 패치가 적절한 우선 순위일 때도 있다.
이 이야기가 책에 다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