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지식_

디자인, 이것만 알면 쉬워져요

2024/03/05

책만의 신작 "디자인, 이것만 알면 쉬워져요"

https://www.yes24.com/Product/Goods/125101568

이하 비전문가로서 졸라맨 이상 그리지 못하는 키보드 몰빵인의 리뷰이니 읽고 흘리세요.

...

실로 분류 지향의 극한을 달성하는 일본다운 일본책의 번역서이다. 분류지향? 이라는 단어가 맞는지는 모르겠으나 그냥 일본 서브컬쳐의 분류학을 생각해보면 대충 아 그거 일본의 전문성이란 그렇다.

예컨대 '깨끗한 이미지로 20대 대상의, 주제를 간결하게 표현해주세요" 같은 것을 프로들은 구사할 수 있다. 하지만 그것을 분류학적인 말글로 적시하긴 어려운 법인데, 전공자들의 체계적인 토폴로지가 있겠지만 이 책은 졸라맨만 그려본 나도 알아먹는 말글로, 게다가 사진과 그림으로 쉽게 설명하는데 성공했다. 짬빱 오토매틱 구사의 영역에 이를 기회가 없는 나로서는 이 정도로 충분하다.

즉, 이 책에 나온 각 꼭지들은 현업 프로들에게 체화된 능력의 총화 같은 것이다. 밸런스가 잘 잡힌 프로도 있고 편향이 있는 프로도 있겠으나 전반적인 체화의 영역이다. 이 책을 백번 읽어도 실무 노가다 뺑이로 날밤을 까보지 않은 이상 글로 읽힌 지식을 제대로 구사하긴 힘들겠지만 지식의 영역으로 받아들이는 것은 가능하다. 아니 사실은 사진을 보는 순간 졸라맨은 무엇인가를 달성하는 데 성공했다. 아 그거. 그거구나 그거. 나도 아는데 왜 몰랐지. 아는데 왜 몰랐지.

....

프로에게도 편향이나 관성, 타성이 있다. 예쁘게만 구성된 책을 가끔 본다. 파사드에 해당하는 이미징에 있어 예쁜 레이아웃에만 치중한 책들이 가독성이 떨어질 때가 있다. 그 자체로 가치있는 디자인도 있으나 과하게 취향이 개입하는 것을 절제하지 못한 결과물, 어떤 요소가 더 가치있는지 결정하는데 실패한 결과물 그런 것들이다. 짬빱이 이골난 프로들도 이 책을 보면 취향의 과잉이나 가치의 편향을 뒤돌아 볼 수 있는 기회가 될 것으로 확신한다. ...라기엔 졸라맨 주제에 송구합니다.

...

디자인의 중요 요소를 분류학적으로 알고 있다는 것은 준프로, 비전문가에게도 유용하다. 예컨데 프로에게 주문할 때 그냥 "예쁘게 해주세요, 깨끗한 이미지로요" 가 아니라 "그리드 느낌이되 각 제목의 정보 중요성은 놓치지 말고, 중장년 40대 이상 목표의 정보 전달성을 요합니다. 색상은 최소한으로 하시고 색상으로 그리드에 리듬을 만드시는 것은 제 생각엔 안 좋겠지만 프로님 판단에 따라 부탁드립니다." 같은 것이다. 시안 재평가에 있어서도 구체적인 피드백이 가능하다.

프로에게는 어떤 이점이 있을까. 본인의 시안 평가에 있어서 갑님에게 근거있는 설득을 할 수 있다. 이 시안은 이런이런 디자인 원칙을 내포하고 있으며 갑님이 우기고 있는 이런이런 요청대로 하면 저런저런 결과가 나오고 그 결과를 지금 보시면 아시겠지만 보세요 뭐가 낫습니까. 할 수 있다.

... 의 경우에도 우리 갑님은 신이다. 그럴 때는 쌈마이 함정 시안을 경쟁 시안으로 깔아두고 우리가 미는 시안을 돋보이게 박아둔다고 한다...

... 의 경우에도 우리 갑님의 안목이 졸라맨이라서 버리는 함정 시안을 선택하는 일이 많다고 하니 월급에 감사하며 그냥 살자.

...

번역과 편집에 매우 큰 애로사항이 있었을 것 같다. 사진이 70%인 책인데 아마도 일본어였을 글자들을 전부 한글로 바꿨다. 이게 그냥 번역한 것이 아니라 원전의 뉘앙스에 맞는 글꼴을 선정하고 원전 글꼴의 장평이나 획폭, 세리프 강도등을 최대한 그대로 옮겨와야하니 보통 일이 아니었을 것이다. 그 노고에 독자로서 압도적 감사.

...

추천사에 김다희님과 황상철님이 있다. 뵌 적이 있는 분들이다. 믿고 읽으셔도 된다.

재미있고 의미있게 읽은 "자동차 인터페이스 디자인"의 박수레님의 추천사도 있다. 일전에 나는 박수레님이 우주 물리학책이든 요리책을 내든 읽을것이라고 한 적이 있다. 믿고 읽으셔도 된다.

...

나는 100프로 추천한다. 각잡고 열심히 읽지 않아도 된다. 사진과 제목과 중제목만 쭉 읽어도 책 값은 뽑는다. 아참. 나 졸라맨 계급이다.


디자인과 갑님에 대해 다룬 영상. "우리개 이야기" 옴니버스 일본 영화의 한 편
https://www.youtube.com/watch?v=Ef2YlsHvnlU


아 짧게 쓸라고 했는데... 그 놈의 잘난척 욕망을 못 누르고 세줄 요약

  1. 디자인의 중요 요소를 분류학적으로 쉽게 설명했다.
  2. 사진만 봐도 이해가 쏙쏙
  3. 세 줄 실패








[t:/] is not "technology - root". dawnsea, rss