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 문화_

당신에게 시가 있다면 당신은 혼자가 아닙니다.

2022/03/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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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면받침 하려고 샀는데 꽂혀만 있으니 라면이 목에 넘어가질 않아 라면 한그릇 마시듯 후루룩 봤따. 읽은게 아니고 봤따. 류근 시인은 시집은 읽는 것이 아니고 꽂아두는 것이라 했으나 이게 졸업 논문도 아니고 꽂아만 두기엔 돈이 아까워서 봤따. 좋다. 좋다는 것은 책이 좋다는 것이 아니라 시집을 읽으니 왠지 내가 조금 더 시집스러워져서 뿌듯해졌다는 뜻이다. 아 물론 책도 좋다. 꽂아놓기 좋다는 말이다. 코팅이 있어서 냄비 받침으로는 좋지 않다.

학교 다닐 적에 읽은 시와 여자애들 쪼차다니고 술 퍼마실때 읽던 최승자라든가가 나올때마다 쪼금 반가웠다.

밥이 나오는 시는 조금 더 눈에 밟혔다. 슬플 때 밥. 기쁘다고 밥. 그리울 때 밥을 시에다 처발처발한 시인들이 있는데 왠지 공감이 됐다. 하여간 울 나라 사람들 그 놈의 탄수화물(국수 포함)이 서정시에서도 빠지질 않는다. 정작 류근 시인은 술을 바를 것 같은데 자신은 비를 마시느라 비오는 날 글을 쓰지 못한다 적었으나 술 마시느라 못 쓰는 것은 아닐까. 구체적으로는 막걸리와 파전.

세월이 21세기인지라 구시대의 성인지 어쩌구가 한 번씩 튀어 읽힌다. 이건 그냥 내 호흡이 그렇다는 것이다. 시인이 의도한 시의 생애가 있는데 내가 읽다가 턱 걸린다. 말줄임표 (...)도 그렇다. 어릴 때 읽던 리듬과 키보드 세대의 리듬이 조금 달라서 말줄임표가 출현할 때마다 턱 걸린다.

뭔 상관이랴. 어쨌든 한 권을 쭉 보는데 성공했다. 읽은 것은 아니다.

류근 시인과 백석, 김소월등은 내 고등학교 선배님이다. 아 류근 시인님이라고 썼어야 했구나. 늦었다.

진혜원 검사는 주역을 공부했다고 한다. 주역과 무속을 같은 것으로 취급하면 자바와 자바스크립트가 같다는 소리일지 모르나 나에겐 비슷하다. 어쨌든 궁금한 건 나도 왠만한 도사보다 낫다는 사람이 있는데 누구 도력이 더 쎌까 그것이다. 현 시점에서는 검사가 씨다. 어쩌면 그 분이 영부인(진) 일지도 모르지만, 아 그냥 (진) 표현 써보고 싶어서 어그로 끌었다.

문득 내가 제일 좋아하는 시인은 최진순 행님인데 이 분은 도대체 언제 등단할까 의문이 들었따. 예전엔 진짜 좋아했는데 다시 생각해보니 참 올드하다. 그래도 중급 최강은 할 수 있을 것 같다. 등단 몬해도 책을 내시면 10권 사다 냄비 받침으로 삼아드리리다.

가만보니 서정시 모음집이다. 정권이 바뀌고 블랙리스트에 올라도 팔 수 있을 것이다. 그보다 대선 전에 팔았다. 잘되면 더 팔면 되고 못 되면 미리 팔았으니 됐다. 월북작가 시도 들어있다. 훗날 못 팔지도 모른다. 근대 이후의 역사는 민주주의가 생산하는 눈꼽만큼의 복리로 전진한다. 그리고 가끔 역사는 거꾸로 흐른다. 오를 때는 쥐똥. 내릴 때는 폭포수. 내 주식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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