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진, 순간포착의 비밀, 에이콘 출판사, 조맥널리, 조윤철 옮김.
원제 The Moment It Clicks: Photography secrets from one of the world's top shooters
조 맥널리는 '라이프', '타임',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티드', '내셔널 지오그래픽' 등에서 활약한 세계적인 상업사진가다.
이 책이 말하는 "순간 포착"은 피사체인 인물과 사진가 사이의 이야기다. 정물이나 풍경을 찍을 때는 이런 순간 포착의 중요성이 덜하다. 잘 나올 때까지 수정해서 찍으면 되기 때문. 게다가 디지털의 시대이다.
인물을 찍을 때는 이야기가 다르다. 피사체가 극한의 직업에 있거나 분단위로 스케쥴을 짜는 유명인일때도 있고, 한 번 지나가면 사라지는 찰나의 절정(주로 스포츠)일 때는 더욱 그렇다.
이 책은 그런 긴박한 상황에 대한 조 맥널리의 경험담을 담고 있다. 인간 관계에 대한 이야기, 조명과 준비물의 중요성에 대한 이야기, 급할때 때우는 처세에 대한 에피소드 등 자신의 실패담, 성공담, 배울점을 들려준다.
한 쪽엔 글, 한 쪽엔 사진이 나와있는 구성방식을 취하고 있다. 글 부분엔 주로 게재된 작품을 찍던 상황에 관한 에세이와 조명 설정 등 촬영 기법이 담겨있다.
세계적인 상업 사진가의 사진들이기에 사진집만의 가치로도 손색이 없다. 다만 극 상업 사진가이기에 잘찍었다는 느낌은 들지만 감동은 덜한편.
보는 이의 마음을 설레게 하는 측면에서 보자면 이 책의 역자인 조윤철 교수의 작품이 서너 수 위라고 느껴진다.
게재된 사진의 피부톤이 전체적으로 붉은 색 계열로 치우친 느낌이 든다. 조 맥널리 본인도 화이트밸런스를 클라우디에 놓는 것을 좋아한다고 말한다. 인물사진은 아무래도 따뜻한 편이 낫다는 것이다.
그동안 이런저런 사진을 보면서 느낀 것인데, 백인들은 피부가 하얘서 혈색이 있어 보이는 피부톤을 좋아할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예전에 잡지에서 읽은 적이 있는데, 피부가 하얀 사람은 보라색 메이크업 베이스로 혈기있어 보이게 할 수 있다고 한다. 황인의 경우 피부를 더 하얗게 보이고 싶어하므로 녹색을 사용하면 된다고.
필름에서는 아시아 사람들은 코닥보다 후지를 선호할 수 있다. 후지 필름은 녹색이 강해서 백인을 찍을 경우 창백하게 나올 수 있지만, 아시아 사람을 촬용할 때 더 깨끗한 느낌의 피부톤을 얻을 수 있는 것 같다.
코닥 필름의 경우 반대로 노란색에 치우친 느낌의 피부톤을 얻을 수 있다. 이는 조 맥널리가 말하는 것과 같이 따뜻하고 온화한 느낌의 색상을 얻기 좋다.
이 책의 사진들이 붉은쪽으로 치우친 피부톤의 느낌이 난 이유는 그런 취향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지도 모르겠다.
책에 나와있는 촬영팁은 상당한 전문성을 가지고 있는 준프로 이상을 위한 팁이다.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는 촬영팁이 기술적인 부분이라면 이 책에서는 피사체와의 관계, 순간을 얻어내는 사진가의 자세, 준비, 심지어 체력까지 촬영팁이라고 말한다.
세계 최정상 상업 사진의 세계가 어떤 식으로 돌아가는지 들어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