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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는 보고서

2024/09/13

삼전 서초사옥 보고서 요구사항이라는데,

"초등학생도 이해할 수 있게 써와라" 영어, 전문용어 등등 최대한 빼라. 라는 이야기다.

나 다니던 10년전에도 들어봤던 것 같다. 보고서 개선 운동은 다양했다. 한 장으로 써라. PPT 쓰지 마라. 등등 다양했지만 방향성은 항상 "간결하게" 였다.

어쨌든 이런 보고서 요구사항을 두고 얼마나 무능하면 저러냐고 비판의 첨언들을 볼 수 있는데, 사실은 좀 다를 것 같다.

리더들의 유능/무능과 별개로,

보고자들이 전문용어, 영어, 트렌디한 바이럴 워드, 소위 마사지를 거친 숫자들을 동원하여 피보고자를 속이거나 기만하는 일들이 있어서 저런 요구를 할 것 같다.

최대한 쉽고 간결한 보고는 약점 단점들을 숨기기 어렵다.

하루종일 보고를 받아야하는 삼전정도의 리더라면 보고서를 두고 기망이 있는지 물밑 수싸움까지 할 시간이나 에너지도 부족하다. 업계 최전선의 기술 지식도 부족한 상황일테니 더욱 그렇다.

더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이 지휘권을 갖는게 좋지만 리더가 리딩해야 할 도메인이 10개일 때 자신의 전문 역량은 두 세개 정도 뿐일 것이고 (사실 그 정도도 기대하지 못하는 것이 현실일 듯) 그러다보면 보고 기망과의 싸움이 필수.

특정 과제 진행 현황 보고를 예상해보자. 수싸움이 있는 보고는 이렇다.

사연 1

보고자 : 수율이 10% 상승했고 (50%에서 55%가 됐다는 뜻) SRA까지 일정 대비 20% 지연 중입니다. (중간 마일스톤을 말하지 않고 전체 일정으로 퉁쳐서 속임)

리더 : 그래서 5월에 딜리버리 돼 안 돼? 그것만 말하라고.

보고자 : (아씨 들켰다...)

사연 2

보고자 : 수율이 목표 대비 150%를 달성했으며 (50% 목표에 75%가 됐다는 뜻) 일정 준수 가능합니다. (이미 다 끝났고 남은 기간 놀거나 다른 일 할게요)

리더 : 그럼 일부 인원 빼서 B 과제에 투입할 수 있나?

보고자 : (들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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