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블로그와 박제

2022/02/25

내 블로그는 오래됐다. 수없이 많은 이사를 반복하다 나름 정착 중이다. 이사는 툴에 의한 일괄적 이사가 편리하다. 각 블로그 툴들이 제공하는 이사 도구를 사용하거나, 간단하게는 뭔가 변환 툴을 짜거나 했다. 그런데 그건 이상적이지 않다.

생각이 바뀌기도 하고, 오글거리는 글, 이불킥, 잘못된 정보 뭐 한 둘이 아니다. 그래서 이사 때마다 대량의 글을 삭제한다. 오글거리고 이불킥이라 하여도 추억으로 남기고 싶은 것들은 복원하기도 한다. 사진은 대부분 삭제했다. 지금도 복원하지 않고 어딘가 흩어져있는 메모 쓰레기들이 절반쯤 된다.

나는 글을 5분 길어야 10분안에 쓰는 것을 목표로 하는데, 그래야 지속가능하기 때문이다. 내 블로그는 10년도 전부터 공명심의 발현을 포기하고 오로지 나를 위한 공간으로 목표를 바꿨다. 남에게 인정받기 위해, 생각과 지식을 공유하기 위해 글을 쓰는 것은 꽤나 품이 많이 든다. 나같이 게으른 사람에게 지속가능한 일이 아니다. 돈이라도 나오면 모르겠지만 돈이 나올 수 있는 글은 또 쓰지 못한다. 그래서 5분 룰을 지킨다. 윤문, 퇴고 등을 하지 않는다. 맞춤법은 틀려도 그만이다.

아. 일부 거짓말이다. 나도 인정받고 싶다. 뭔가 내 생각을 널리 알리고 싶을 때도 있다. 이 부분은 내가 더 많이 알고 있다며 뽐내고 싶을 때도 있다. 내 블로그에서 그런 목적이 차지하는 비율이 작다는 것이다. 오로지 일기장으로만, 외부 기억 저장소로만, 연구 노트로만 존재하는 것은 아니다.

여튼, 이사를 하다 보면 수많은 링크들이 사라져서 원본을 알 수가 없다. 어떤 글을 읽고 짧은 소감을 남겼거나, 중요한 정보와 지식을 레퍼런스 해 둔 것인데 사라지고 없는 것이다.

https://archive.is/

그래서 이제는 웹 상의 꼭 보존하고 싶은 글이 있다면 위 서비스를 이용한다. 이 서비스가 공적기관인지 어느날 사라질 회사인지는 모른다. 쟤 말고도 org도 있고 여러 서비스들이 있다. 이중화 삼중화 백업을 남길 수도 있다. CC고 MIT고 라이선스는 어렵고 퍼다놓는 것은 또 품이 든다. 그냥 저것들을 이용하는 것이 낫다.

잘 설명해둔 글이 있다.

http://triki.net/apps/1853

위 링크는 아카이빙 하지 않아도 된다. 구글에 치면 그 시대의 정보가 나오는 것은 아카이빙 할 필요가 없다.

아니 박제의 소중함에 대해서 한 줄 쓰려다가 왠 잡설만 많이 썼냐. 내가 항상 그렇지 뭐 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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