키보드워리어 모임을 만들고 이런 저런 놀이를 하곤 했지만 그런 저런 놀이를 같이 한 벗님들은 나의 키보드 전쟁사의 일면을 거의 모른다. 나는 불특정 다수에 대해 명식적 어그로를 사용하지 않으면서 미묘하게 불편하게 만드는 장기가 있는데 이 덕분에 묵시적 아싸계에 속하게 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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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런 장기를 알아본 사람이 두 님이 있는데 최진순 (Jinsoon Choi) 아재하고 Bruno Yoo 다. 그냥 재수탱이 아싸라도 누군가가 인정해준다면 감사할 일이다. 브루노가 말해따.
"누군가 불편하다면, 허를 찔린 것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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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그래서 "해학"의 장르를 지향하고자 했는데, 본디 이 장르는 허를 찔리고도 웃음으로 승화하는 장르이기 때문이다. 잠깐 기분이 나쁠랑말랑하다가 히히히 하는. 권력이 있는 자가 허를 찔릴때는 웃을 수 없겠지만 인간의 속물 본성을 찌르는 광역 어그로에 대해서는 같이 웃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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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론 능력이 안 된 뿐더러 글을 쓰지 않으므로 그냥 지향점일 뿐이다. 이 장르의 최고수로는 보테아저씨를 꼽는다. 그 냥반은 서울역에서 밀때딲기하다가 연락이 끊어졌는데 가끔 어딘가에 시 한 수를 남기곤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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끗.