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젠테이션 젠
2008/07/07
사실 스토리텔링식 프리젠테이션이 유행하는 것에 대해서는 거부감이 있다.
애플에서 잡스가 뭐 한마디 떠들때마다 온 우주에서 호들갑 떠는 것도 좀..
최근 본 것 중에는 앨 고어의 프리젠테이션이 돋보였다.
스토리텔링식 프리젠테이션이 일반적으로 전문성은 조금 떨어진다고 볼때,
"불편한 진실"에 나온 앨 고어의 프리젠테이션은 쉽고, 전문적이며, 레퍼런스가 풍부하고, 우아했다.
###싫어하는 프리젠테이션 유형은 여러가지가 있다.
- 공학 석사들 세미나 식의 화이트페이퍼 낭송 -_-;
- 자기가 뭘 아는지 좀 알아보고 발표하세요.
- 모르는 단어는 쓰질 말고.
- 쓸데없는 인용출처. 전자신문에 골백번 나온 걸 굳이 해외잡지(영어)를 링크할 필요는 없다.
- 청중의 한 두명 또는 전혀 없을 외국 청중에 대한 배려. = 간지잡는데 다수를 불편하게 함.
- 영어로 전부 써놓고 한글로 번역 낭송하는 발표.
써 놓고 보니 걍 먹물 컴플렉스가 많구나 -_-;
###경계할 대상은 또 있다.
- 세미나 장사꾼.
- 리더십, 컨설팅 판매상.
- 전도회식 진행 = 감정의 기승전결을 설계하는 것 같은데, 요즘 청중 그런다고 수술 안 당함.
- 기러기 사진 한 장 걸어놓고 이게 뭘까요 하는 발표자. = 유행 지났음.
이들의 화려한 언변과 프리젠테이션 속에는 알멩이가 없다.
###형식적으로는.
- 굴림체.
- 7룰을 어긋나는 글머리 공격. (걍 책을 써라)
###내용면으로는.
- 하버드 비지니스 리뷰니 마케팅 서적, 대학생들 마케팅 연구회에서 골백번 논의되는 지겨운 사례 인용 (보통 사람들도 신문은 보고 살고 있음)
- 출처도 불분명한 해외 명사, 명저의 명대사 인용. (설득력에 간지를 더 할 것이라 생각하지만 대부분은 누군지도 모름)
발표자의 커리어에서 나오는 후광에 너무 의지하는 경우.
또는, 이미지 메이킹에 꼴까닥 속는 경우.
- 청바지에 노타이면 자유주의자?
- 빌형이 나왔으니 곧 블루스크린이 뜨겠군.
- 앨 고어가 나왔으니 그냥 정치적 집회 아닌가.
- 어릴 때 창업했다는 데 걍 엄친아겠지 뭐..
아 써놓고보니 쥐뿔 말도 잘 못하고 가난하고 가방끈도 짧은 주제에 무턱대고 까대고만 있구나.
사실 감동적인 프리젠테이션과 성공한 프리젠테이션은 다른 것 같다.
어차피 발표라는 활동이 대부분 사업적 측면이 강하기 때문에,
청중을 얼마나 잘 수술 할 것이냐가 관건이다.
지식전달 세미나라고 해도 발표장에서 얻어가는 내용은 대개 타이틀 제목 정도이므로얼마나 정확하게 많은 지식을 잘 전달했나하는 것 보다는, 발표자의 지식적 권위와 발표 타이틀 사이의 시냅스를 얼마나 탄탄하게 만들었느냐가 중요하다.
시니컬하게 말해서,
애석하게도 초짜들이 많은 발표장에서는 수술이 효과적이고 감동도 많은 것 같다.
위에서 여러 비판을 했지만, 목적에 따라 그런 행위들은 좋은 스킬이 된다.
환경문제에 대해서 나는 완전한 초짜였고.
앨 고어의 발표를 보고 울림이 있었다. 그런 것과 같은 맥락이다.
다양한 리더십 컨설팅, 마케팅 세미나, 기술 세미나에서는 더 이상 감동을 받지 않는다. 왕재수 비평가와 감동받은 초짜들은 항상 존재한다. 왕재수 비평가보다 수술당한 청중이 압도적으로 많을 때 그런 발표를 성공적인 발표라고 한다.
프리젠테이션 젠
https://www.aladin.co.kr/shop/wproduct.aspx?ISBN=8960770469&ttbkey=ttbdawnsea1337002©Paper=1
그건 그렇고 이 책 좋다.
책 내용 중 생각나는 PT 팁 몇 가지.
- 회사로고 빼라.
- 페이지 빼라.
- 슬로건 따위 빼라.
- 여튼 빼라.
- 살좀 빼라.
- 조명은 밝게 켜두라.
- PT 파일을 그대로 인쇄해서 배포하고 낭독회 하지 마라.
아! 나는 언제쯤 창의적인 프리젠테이션을 할 기회가 올런지.
젠질도 여건이 되야 하는 거임;;